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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보기 활동1_동화 <알사탕> 함께 읽기

  • 알사탕을 먹으면, 누군가의 속마음이 들리는 동동이의 이야기, <알사탕>(백희나 지음, 책읽는곰 펴냄, 2017) 
  • 참고: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821551
  • 동화책을 읽으시고 다음 내용을 읽으시길 권장합니다만, 그리 대단한 글은 아니므로 그냥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 첫 번째 마음산책에서 보라, 스프링, 아, 욘이 함께 동화를 읽고 자유롭게 나눈 감상을 정돈된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Q. 책, 어땠어? 

아: 책을 읽고 난 후에, 뭐랄까, 마음이 좀 말랑말랑해졌어. 분명 동화인데, 주인공이 실존인물처럼 느껴졌어. 그만큼 이야기가 생생했나봐. 읽고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었어.

스프링: 나도 오랜만에 말랑말랑한 책을 읽어서 기분이 묘했어. 동화여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보라: 내용과 그림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것 같았어. 그림이나 텍스트의 편집이 내용을 더 극대화시켜준 것 같아. 특히 아버지의 잔소리를 표현하는 장면에서 딱딱한 글씨로 책 전면을 채운 부분들 말야.

욘: 난 정말 좋았어. 읽다가 나를 울게 한 장면이 있었는데, 이거다, 하고 바로 구입해버렸지.


Q. 어떤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욘: 난 눈물이 났던 부분이, 듣기 싫었던 아빠의 잔소리가 사실은 다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난 눈물이 나더라고. 어릴 적 나와 아빠의 관계도 생각해보게 되고. 그런 말 있잖아. 아내의 화 내는 소리를 잘 들어보면 '사랑해달라'나 '도와달라' 둘 중에 하나라는 말. 화난 사람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실은 두려운 마음, 좌절되어 슬픈 마음을 만날 수 있는 거거든. 

스프링: 난 늙은 개랑 대화하는 장면. 개가 동동이와 놀기 싫은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 누워있고 싶은 거라는 걸 알게 되잖아. 내가 표현하는 방식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건, 늘 생각하면서도 언제나 새롭게 깨닫게 되는 사실 같아. 내가 별로 의미를 두고 있지 않던 사소한 버릇이 누군가에겐 귀찮은 행동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아: 난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 아이가 먼저 '나랑 같이 놀래?'하고 말을 건네는 장면이 가장 좋았어. 자신이 먼저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는 아이의 말에 감탄이 나오더라고. '그래, 이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이 아이는 이제 잘 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왠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도 들고. 나도 어렸을 때는 그 한 마디를 꺼내기까지 얼마나 긴장되었는지. 두근거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었거든. 


Q. 알사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스프링: 가상의 인물들을 불러내는 장치라고 생각해. 동동이가 친구가 없으니까 마음속을 소환해보는 거지. 왜 그런 거 있잖아, 아이들이 인형이나 사물들에게 인격을 부여해서 노는 것처럼 이 아이도 소파나 개에게 말을 거는 거지.

욘: 동동이에게 알사탕이 있어서 참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렇게 속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우리 사이의 오해가 많이 줄어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 결국 알사탕 같은 존재란 마음을 읽어주는 어른의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해. 나도 누군가에게 알사탕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보라: 알사탕이 각각 모양도, 느낌도 다르잖아. 그 점이 좀 특이했던 것 같아. 투명한 것도 있었고, 아빠의 수염처럼 거친 것도 있었고. 예전에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라는 영화 기억나? 어느 날부터 여자들의 속마음을 모두 듣게 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속마음을 듣는 게 꼭 좋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줘.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적절한 때에 알사탕을 다 먹게 되고, 다행히 그 마지막에 어떤 깨달음도 얻게 된 것 같아서 해피엔딩을 맞게 된 것 같아. 


Q. 어쨌든 동동이는 외로웠던 거겠지?  

스프링: 그렇지 않을까? 난 동동이가 외로워서 인물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읽혔어. 어린 아이들에게는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보라: 난 어릴 때 혼자 잘 놀던 애였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네 말을 듣고 보니깐 어릴 때의 나는 꽤 외로웠겠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동동이처럼 혼자 노는 것도 괜찮아, 라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합리화시켰는지도. 그러면서 맨날 동생 낳아달라 그랬지. 물론 지금의 나는 그 외로움도 꽤 좋아하지만.

욘: 책을 읽으면서, 내가 혼자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때가 떠올랐어. 외롭다는 단어를 몰랐던 때에는 내가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지도 몰랐었거든. 그때 내가 손을 내밀었던 건 책이었어. 책은 여러 얼굴들을 하고서 내게 친구가 되어주었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겠다는 것도 책을 통해 배우게 된 것 같아. 

아: 오. 그런 생각을 들게 한 건 어떤 책이었어?

욘: <혼자 밥먹지 마라>, 이 책을 통해서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알게된 것 같아. 요새도 문득문득 혼자라 느껴질 때도 있어. 오늘처럼 파란 하늘과 선선한 저녁 공기가 인사를 보내는 날엔, 그 인사에 화답하면서 친구에게 오랜만에 전화 한 번 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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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날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던게 다시금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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