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없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삶'과 실제 살아내고 있는 '삶'의 간극이 너무 커서 고민이예요. 집안일은 거의 외주로 돌리고 있고 (청소 = 청소아주머니, 요리 = 반찬가게 or 외식) 아이와 놀아줄 땐 거의 실내 키즈카페, 아파트 놀이터, 백화점, 대형쇼핑마켓.. 전형적인 도시의 삶 그 자체랄까요 ㅎㅎㅎ 뭘 하기 위해서는 다 돈을 지불하고, 내가 하는 건 전혀 없는-
뭔가.. 텃밭도 꾸미고 싶고, 산책도 하고 싶고, 돈 되는 곳 안 가도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싶고, 아이와 건강한 요리도 해먹고 싶고, 삶을 바꿔나가는 책모임도 하고 싶고 ㅎㅎㅎ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데 ㅎㅎㅎ 일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작은 실천을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맞벌이로 육아하면서도 (자본에 위탁하지 않고) 잘-사는 법' 배우고 싶네요. 대체 뭐부터 시작해야할까요 으아ㅠ_ㅠ
달리
네. 저도 그런 비슷한 고민이 있지요. 삼사년 정도 회사 같은 곳에 얽매이지 않은 채 품만 팔아가면서 지내보기도 했답니다. 그 사이에 내 손으로 텃밭도 일궈 보려 했고, 가족끼리 집도 지어 봤고요. 100% 자본으로 부터 독립은 불가능한 도전이었지만 값진 경험이었어요. 지금은 그 생활 패턴이 다 깨지고 다시 헤매고 있어서 너무 아쉽답니다. 소박하게 조금씩 남을 위한 노동을 줄이고 나를 위한 노동을 늘려 보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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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소박하게 조금씩 나를 위한 노동' 좋네요:-) 우리 가족을 통해서는 어떤 일이 가능할지 고민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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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갱 저는 우선 남을 위한 일을 줄이는 방법부터 찾고 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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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
@달리 '남을 위한 일'을 돈을 버는 일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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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씽 내 일을 하면서도 돈벌면 더 좋지요. 덕업일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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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씽
저는... 내 일을 하면서 불안해 하지 않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바로 성과가 나지 않지만 하고싶은 일, 그냥 즐거운 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사노동... 그런데 이런 일을 하면서 성과가 나지 않고, 발전하는 느낌도 없고, 돈도 못 버는 일을 해서 시간 아깝다고 느낄 때가 있더라구요. 저도 힘들면 가끔 이런 말 하고, 제 아내도 지난주에 집안일하고 그림그리고 놀다가 이런 얘기 하더라고요... 그럴 때 서로 '에이 그렇게 생각하지 마. 괜찮아 잘 살고 있어' 라고 해주는데... 아무튼 둘 다 자꾸 까먹고 '불안'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엄청 주절거렸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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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
@씽 몸글, 댓글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이건 가사분담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가사 노동'에 대해서도 시시콜콜 써있어서 뭔가 명료해지네요) 아침에 본 이 글도 재미있어서 공유해봐요. https://brunch.co.kr/@bo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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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
@갱 공유 고마워요 :) 재밌게 읽었어요. 구구절절 공감되고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글을 읽고(이 글은 그런 의도가 아니겠지만) 제가 드는 질문은... 가사노동까지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점이에요. 특히 여성들에게 이런 압박이 많이 가해지는 것 같아요. (요리책, 살림책, 정리책, 육아책 등등 어찌나 많은지!) 저도 오늘 퇴근 일찍하고(그래봤자 6시) 집에가서 집안일 맘먹고 하려고 하는데... 그게 인간다운 삶일까. 지속가능할까.,. 이런 생각 들어여 ㅠ 한 3~4시에 퇴근하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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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갱 가사라... 시골에 사는 제 이야긴 공감이 잘 안되실 것 같지만 풀어보면요. 가사란게 좀더 도시보단 훨씬 폭넓어요. 집 수리도 웬만하면 스스로 해야하고, 풀도 뽑아야하고, 돌담도 쌓아야하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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