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러 곽승희의 최근 근황

 

#독립러_대신전해드립니다

작년 미트쉐어 지원으로 '독립활동가의 시대'를 시작했을 때 오프라인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던 곽승희(낑깡)님을 기억하시나요? 그 분이 모임 후기를 기록하면서 '독립러'라는 말을 창조하셨구요, 독립러 인터뷰에도 첫번째로 등장하셨죠.

그 분은 지금. 독립러의 최고봉 경지(?인것 같은), 무소속 구의원으로 출마하셨어요.

"선거를 한 번 해 본 사람이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그만큼 선거가 힘든 일이래요. 사람 마음을 얻는 '장사'라고 하는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계시더라고요. 

그 동안 낑깡님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의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사무실을 개소하고, 공보물을 만들고, 거리 유세를 다니는 모습만 보다가(마음만 쓸 뿐 아무 도움도 못 드리다가) 그저께 캠프에 다녀왔어요. 가기 전과 후, 많은 생각과 마음이 교차해서, 다녀온 후기를 남겨봅니다.

 

 # ‘구프’: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작년인가 올해 초인가, 낑깡님을 비롯해서 이 커뮤니티에 계신 몇 분들과 구의원출마프로젝트 설명회에 갔어요. 당시 한 동립책방 운영자가 '동네 정치를 바꿔보자'면서 평범한 청년들이 구의원에 나가보자는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구의원 프로젝트 페이지)https://www.facebook.com/democracy4all2018/

취지는 이러했어요. 구의회에 사람들이 관심이 없으니까 맨날 거대정당 후보(주로 돈 많은 50대 남성)들이 뽑히고 뭐 하는지도 모르는 구태정치가 지속되기 때문에, 젊고 평범한 사람들이 동네 정치에 출마해 보자는 거죠.

그날 '출마가 어렵지 않다. 200만원만 기탁하면 된다.' '구의원 연봉이 4천 정도 된다. 좋은 청년 일자리이지 않느냐.' '2인 선거구제니까 2등을 목표로 하면 된다.' 등 얘기들을 듣고 저는

재미있는 취지라고 생각했지만, 회의적이었어요. 

구의원 프로젝트와 진짜 구의원에 출마하는 건 좀 다르지 않나. 젊은 개인이 나온다고 정치가 바뀌려나. 저 제안자는 믿을만 한 사람인가... 이런저런 의문을 품고 저는 그 뒤로 관심을 끊었는데(회의주의자인가봐요),

낑깡님은 그 취지에 굉장히 공감하시고, 거기 모임에도 지속적으로 나가다가 출마를 하셨어요.

 

# 엔진에 불이 붙었으니 전진-

낑깡님은 평소에 마음챙김 명상도 하고, 세상에 휩쓸리기보다 자기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가 그날 가서 본 모습은

선거 운동을 하더라도 운동원들이 무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쉬자고 하고. 주민에게 폐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 만날 때도 조심조심이고. 수많은 참견꾼(저 포함)들의 이런저런 조언을 빙자한 자기의견과 도움도 고맙게 여기면서 적용하는 등 그답게 활동하고 있었어요. (저는 "더 막 도와달라고 요청해도 될 것 같은데요"라고 참견했네요.)

돈도 많이 들고, 몸도 마음도 쉽지 않을텐데(제가 갔을 때가 '한계 점에 이른 것 같다'는 글을 보았을 때였는데),

캠프에는 요상하게 "힘들지만 직진"이라는 에너지가 있었어요.

 

캠프에는 든든한 사무장님이 계셨어요.

박새솜 사무장님은 낑깡님과 동갑내기로 금천구 토박이 여성분이고, "내가 자란 동네에서 나 답게 살고 싶은"데, 그런 마음을 나누고 같이 활동할 친구가 없어서 늘 아쉬웠대요. 솜 사무장님이 일하던 지역신문사에서 금천구에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제안할 정책 의제화를 하기 위해서 '정치살롱'이란 걸 열었는데, 거기에 여덟 번을 한 번도 빠짐 없이 참여해서 진지하게 들은 후보가 낑깡님이 유일했대요. 그걸 보고 감동한 새솜님이 바로 캠프에 와서 사무장을 하겠다고 제안하셨다고 해요.

그 외에도 사무실에는 공보물을 만들기를 돕거나, 하루 와서 유세를 돕거나, 퇴근길에 들러 도와줄 게 없는지 물어보는 분 등, 작게 작게 후보를 돕는 사람들의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한편으론, 아무리 무소속이지만 후보 혼자 짐을 다 져야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혼자 나온게 아니라 '구의원 프로젝트'를 통해 출마했지만, 지금 선거운동에서는 아무런 지지망 없이 후보가 각자 도생해야 하고 있는 상황인 듯 했어요. 후보의 가족과 지인의 도움, 그리고 한 명 두 명 작은 도움을 연료삼아 굴러가고 있지만 후보 혼자 온전히 부담을 감당하는 모습이 가끔가끔 보였어요. (구의원 프로젝트 설명 갔을 때 제가 느낀 것은 '프로젝트 차원에서 선거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어떤 지원이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어디로 갔는가...)

아무리 독립러지만 "네가 혼자 힘들어하게 두지 않겠어." - 이런 든든함이 있으면 좋겠다. 따로 하지만 또 함께라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독립러 모임에서 하곤 했는데.. 우리 세대에게 그런 든든한 지지망과 연대는 기존 세대의 '의리'와는 다른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되었어요. 

 

# 낑깡의 정책: 참견정치 , 나답게 살 수 있는 동네

낑깡님의 문제의식과 공약은 1. 보편적인 사람들이 좀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동네정치를 실현하는 것이고, 그래서 '참견 정치'를 슬로건으로 했어요. 주민자치위 페북라이브나, 구의원 사용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등 공약이 있고 2. 두 번째는 '나답게 살 수 있는 동네'를 만드는 건데요. 청년의 퇴사 준비를 돕거나, 청년에게 시간과 자원이 주어졌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본인이 체감했기 때문에, 청년 커뮤니티 지원을 늘리겠다고도 했어요. 

(조만간 공약이 정리되어서 카드뉴스로 페북 등에 올라올 듯해요. ) https://www.facebook.com/ksh0613

 

# 젊음이란 이런 것인가!

달랑 하루였지만, 저는 그 캠프에 다녀오면서 생각이 복잡했어요. 구의원 프로젝트 설명회도 같이 다녀왔지만 몹시 회의적이었던 나. 나는 이런 저런 조건을 따져가면서 할 수 있는 일만 점점 많이 하려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낑깡 님과 사무장님의 순수한 마음, 의문이나 힘듦이 있더라도

"동네 정치를 바꾸고 싶어."  "나 답게 살 수 있는 동네를 만들고 싶어." 라는 열망 하나만 보고 이렇게 달리는 모습이 '이게 젊음인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데 제가 되게 늙게 느껴지네요. ㅠㅠ). 

누구한테는 무모할 수 있고, 전략적으로 이모저모 따져봐야 겨우 발을 뗄 수 있겠지만

바라는 게 있어서 출마했고, 출마한 이상 직진하겠다는 마인드는 진짜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낑깡님을 보면서 나는 그런 젊은 마음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저를 돌아보았어요. 

 

# 독립러 탈출을 기원합니다

만약 독립러 분 중에서 본인 혹은 지인이 '서울시 금천구 시흥1, 4동'에 거주하는 분이 계시고, 승희님의 공약에 동의하고 지지하신다면, 지지와 응원을 권해보면 어떨까요?

승희님이 당선돼서, 투자한 퇴직금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을, 연봉 4천만원으로 동네 일에 맘 편하게 올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낑깡님이 독립러에서 탈출하기를 기원합니다. !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구의원 출마 프로젝트. 좋아하는 사람 566명 ·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21명. 대통령도 끌어내렸는데, 내 동네라고 못 바꿀쏘냐! 2018 지방선거 구의원에 출마하는, 무(無)정당 청년들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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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
우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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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영
낑깡님 선거 이후 어떻게 지내시는지 후기가 궁금합니다!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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